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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퇴사 후 첫날

by For Your Life 2018.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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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퇴사는 3월 31일자이지만 수요일부터 휴가를 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오늘이 퇴사 후 첫날이었다.

휴가였지만 회사에 가서 친분이 있던 분들, 첫 발령 부서 사람들, 입사동기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로 약속을 잡았기에 회사에 느지막히 나섰다.

 

회사 사람들에게 퇴사 사유와 향후 계획을 설명드리고 또 응원을 받으면서 퇴사가 실감이 났다. 

그렇다. 이제 나는 회사를 떠나 새로운 삶과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약속을 모두 마무리한 다음에는 오랜만에 긴 산책을 하고 싶었다. 따지고 보면 인생도 긴 산책이지 않을까 하는 상투적인 생각을 하면서 회사 근처의 한 대학교로 들어섰다.

 

마침 축제 기간이었는지 대학교 잔디밭에 많은 학생들이 나와 있었다. 사실 나는 대학 축제를 싫어해서 '이런 글'까지 쓴 적이 있는데, 낮 시간에 와서 그런지 연예인들이 보이지는 않았고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꾸린 무대가 진행되고 있어 그렇게까지 싫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아마도 퇴사를 하게 되면서 좀 더 여유와 너그러움을 가져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나의 시각에 변화를 준 듯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아래 장면이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한국에 온 외국인 교환학생(유학생?)인 듯했는데, LOVE라는 현수막을 걸어두고 친구들 앞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친구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장면에 나도 모르게 발길을 멈춰서고 관객이 되었다.

 

아마 저 학생은 축제 소식을 듣고 친구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연습을 했을 것이다. 결과를 떠나 무언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를 주위 사람들과 나누는 모습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즐거운 노래를 몇 곡 들으면서 다음 행선지를 고민했다. 날이 좀 흐려 실내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랜만에 서점을 들러서 괜찮은 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지금 내가 관심이 있는 주제는 몰입과 공부(법)인데, 당장 석사논문을 써야 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다시 공부를 해야 하니 그와 관련한 책을 통해 무언가 배움을 얻고 싶었다.

 

몇 개의 책을 찾아보다 내가 마지막에 사기로 결정한 책은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이었다.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
국내도서
저자 : 한재우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8.02.05
상세보기

 

몰입과 관련한 다른 책들이 '영성'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등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 이 책은 자기 신뢰, 학습 원리, 공부 원칙, 생활 관리, 멘탈 관리의 5가지 측면에서 실제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잘 정리해 주고 있었다.

 

나도 그동안 공부를 '습관'대로만 했는데, 이제는 좀 더 의식적으로 계획하고 그에 맞추어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사서 보기로 했다.

 

*        *        *

 

사람들을 만나고, 예기치 못한 공연을 보고, 앞으로의 삶을 위한 책을 샀던 퇴사 후 첫날. 그렇게 대단할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는 만족스러웠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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