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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여자들은 왕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에 대한 오해

by For Your Life 2016.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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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ize.co.kr/articleView.html?no=2016073118147258077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6073118137237716

 

요새 화제가 되고 있는 '여자들은 왕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Girls Do Not Need A Prince)와 관련하여 몇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티셔츠 문구의 의미

 

인터넷에 보면 여성들이 '왕자가 자신에게 찾아올 것'으로 생각해서 저런 문구를 적었다고 생각하는 '왕자님'들이 꽤 있는 것 같다.(예시: http://egloos.zum.com/MAY2016/v/4406057)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서 이러한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왕자는 필요 없다'는 문구의 의미는 여성이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존재임을 선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남성의 권력이나 재력에 의존하는 여성들에 대한 비판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이 문구는 '여자들은 왕자조차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거나, '심지어 왕자가 오더라도 그에 의존하지 않겠다'라고 이해해야 맞다.

 

재미있는 것은 이 문구가 목표로 하는 대상은 어디까지나 '왕자'와 '그에 의존하는 여성'인데, (애초에 일반 남성은 언급한 적이 없었음에도) 대다수의 '일반적인 남성'이나 심지어 '별 볼 일 없는 남성'들마저 화를 낸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이 자아성찰과 공부가 부족하여 자의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혐오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웹툰 작가 사건이나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들은 (자신에게도 필요한) 인권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다.)

 

(출처: 메갈리아4, 참고로 메갈리아메갈리아4는 다른 커뮤니티다)

 

 

2. 왕자가 필요없다는 선언이 가져다주는 이익

 

한편, 이 문구에 대해 화를 내는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왕자를 필요로 하지 않음으로써' 모두가 이익을 얻는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남성이 가정에서부터 사회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권력을 갖는 대신 돈을 벌어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남성다움을 유지해야 하는 등의 책임을 갖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는 남성 한 명의 수입에 의해 가족 전체의 생계가 부양된다는 관념은 미국에서조차 거의 실현되지 못했으며, 한국의 경우 소수 상위 소득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여성이 취업이나 아르바이트를 하여 소득을 벌고 있다.)

 

그런데 여성들이 왕자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다고 하면 남성들의 부담은 훨씬 완화된다. 즉, 가부장제를 지탱하기 위해 남성들이 애쓰고 희생을 감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권력을 가진 자본가나 엘리트가 아닌 대다수의 남성은 그러한 가부장제의 이상에 애초에 미달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선언은 대다수의 남성과 여성에게 이익이 된다.

 

 

3. 여성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

 

그렇다면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왕자'가 아니라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인간'으로서 대우받는 것이며, 여성을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는 남성을 만나는 것이다.

 

즉, 여성이라는 이유로, 임신과 출산을 했다는 이유로 취업과 월급,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성적 대상으로 간주되지 않는 그런 사회를 필요로 하는 것이며,

 

맞벌이는 해야 하지만 가사와 육아, 노약자 부양의 역할은 여성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한국 남성의 50-60%가 하고 있는) 성매매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도 없으며,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생각해서 성희롱을 일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남성을 찾는 것이다.

 

 

4. Boys Do Not Need A Princess?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사태 속에서 'Boys Do Not Need A Princess'와 같은 문구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남성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공주'가 아니라 '직업을 가졌으면서도 집안일을 잘하고 아이와 부모를 잘 돌보며 자신에게 순종적인 예쁜 여성(식모? 노예?)'을 원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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