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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책 요약

[책 요약] 디지털 치매

by For Your Life 2019.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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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anfred Spitzer (2012]), Digitale Dimenz (국역: 북로드, 2013).

 

디지털 치매
국내도서
저자 : 만프레드 슈피처(Manfred Spitzer) / 김세나역
출판 : 북로드 201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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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디지털 영상 기기와 스마트 기기에 모두가 중독되어 가고 있는(심지어 청소년이 밤새 게임을 하는 것이 '인권'이라고 주장하는) 현실에서, 현디인들이 어떠한 사회적, 문화적, 지적 위기에 빠지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책.

 

들어가며

 

  진실은 때로 유쾌하지 않을 수 있다!

  최근 5년 사이(2008-2012)에 게임 중독자 수는 세 배로 증가했다. 중독자의 대부분이 실직 상태의 젊은 남성들이다. 나 역시 울름 대학교 정신병원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에 중독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이들의 생활은 디지털 미디어로 인해 완전히 파괴되었다. 세계적으로 정보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의사들은 이미 5년 전에 기억력 장애와, 주의력(注意力) 결핍(缺乏) 장애(障碍), 집중력 장애는 물론 감수성(感受性) 약화를 겪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질병 양상(樣相)을 ‘디지털 치매’라고 불렀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디지털 치매가 야기(惹起)할 문제를 요약해 제시하려고 했다. 나는 학습으로 인한 뇌의 변화, 그리고 이것이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의미하는 바를 20년 이상 연구해 왔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가장 최근의 지식들을 논의에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때로 나는 여러 단체로부터 아무것도 모르면서 글을 쓰고 있다는 비난(非難)을 받기도 했다. 폭력 게임에 중독된 경험이 있는 사람만이 게임의 매력과 게임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影響)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로서 내 경험에 비추어볼 때, 이건 잘못된 주장이다. 알코올 중독자는 알코올이 자신의 육체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담당 의사보다 훨씬 더 모른다. 다른 중독 질환이나 정신적 질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정한 시각과 일정한 거리는 해당 사안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파악(把握)할 수 있게 해 주는 최상의 전제조건이다. 왜 이러한 점이 디지털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달리 적용되어야 하는가?

  나는 이 책을 내 아이들에게 바친다. 아이들에게 소중하고,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고, 그래서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을 남김으로써, 현 시대의 숱한 큰 도전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자녀를 낳기로 결심하도록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다. 함께하는 사회, 미래, 자유, 다른 사람들의 문제에 대한 보살핌, 비판 능력이 있는 사람들의 자주적인 행동에 대한 장려, 아직 그럴 능력이 없는 우리 아이들과 환자들과 노인들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서장. 구글은 우리를 바보로 만들고 있는가?

 

  “구글은 우리를 바보로 만들고 있는가?”(Is Google Making Us Stupid?)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인터넷 전문가인 니컬러스 카(Nicholas Carr)가 발표한 미디어 비평 기고문의 제목이다. 디지털 미디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이 문제가 구글에 의핫 것만이 아님을 알 것이다. 현대 뇌과학의 연구 결과, 디지털 미디어에 너무 많이 노출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속속 입증되고 있다.

  컴퓨터, 스마트폰, 비디오게임, 텔레비전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미국의 8세에서 18세 사이 어린이와 청소년 2,00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현재(2012) 미국 청소년들의 디지털 미디어 일일 사용 시간은 약 7시간 30분으로, 평균 수면 시간보다도 길다.

  독일에서는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보다 미디어 사용 시간이 4시간 가까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 사용 실태에 대한 일련의 연구들은 현 상황이 매우 우려된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심리치료사이자 뇌과학자인 나는 이것 말고는 다른 방법을 모른다. 나도 자식이 있는 부모이고, 20년 뒤에 “아빠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아무것도 안 하셨어요?”라는 자식들의 원만을 듣고 싶지는 않다.

  나는 몇 십 년간 인간, 뇌, 학습 과정, 미디어에 대해 연구해왔고, 이에 대해 아버지의 시각에서뿐만 아니라 뇌과학자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사실과 데이터, 논거들을 가능한 한 분명하게 보여주고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명 전문지에 기고된 학술연구 자료를 인용하였다.

  학문은 우리가 가진 최고의 자산이다! 학문은, 우리 자신을 포함한 이 모든 세상에 관한 가장 진실되고 신뢰할 수 있는 지식을 향한 공동의 모색이다. 약국에 가서 두통약을 사는 사람, 자동차나 비행기에 오르는 사람, 가스레인지나 전등을 켜는 사람―텔레비전이나 컴퓨터는 두말할 것도 없다―은 모두 자신들이 학문적 지식을 얼마나 깊게 신뢰할 수 있는지를, 그리고 또 실제로도 매우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줄 학문에 대한 신뢰를 통째로 거부하는 사람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거나 아니면 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처음 영화가 등장했을 때, 그리고 50년도 채 지나지 않아 텔레비전이 등장했을 때, 다시 50년이 흘러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마다 학교 교육에 대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러나 우리는 결과적으로 ‘E러닝’의 성공과 그 이후에 이어진 실패의 산 증인이 되었다. 컴퓨터로만 학습한다는 것은 결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해서는 컴퓨터 사용의 절대적 지지자들도 동의하고 있다. 왜 그런가?

  뇌 기능에 관한 연구자료들이 이에 관한 해답을 주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학습, 기억, 주목(注目), 개발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의 위험성에 대해 더 정확한 판단을 가능하게 해 준다.

 

 

 

 

 

1장. 런던의 택시기사

 

결론

  이 책에서 제시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미 살펴본 것처럼, 뇌를 사용하면 특수한 능력에 사용되는 해당 부위가 성장하게 된다. 즉, 우리의 뇌는 마치 근육과 같이 기능한다. 뇌는 [근육처럼] 사용하면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衰退)한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정신적 업무를 할 경우에는 뇌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뇌가 인체에서 가장 복잡한 기관일 뿐만 아니라 가장 역동적(力動的)인 기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뇌는 사용과 함께 변화한다. 사용하지 않으면 이 신경학적 하드웨어는 축소(縮小)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 장에서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2장.  나는 어디에 있는가?

 

결론

  치매(癡呆)는 정신적 추락이다. 다른 추락과 마찬가지로 정신적 추락도 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추락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높이, 즉 정신적 능력은 훈련에 따라 달라지는 근육의 능력과 흡사하다. 정신적인 학습은 근육과 마찬가지로 정신적, 육체적 노력을 통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세상과 맞닥뜨리면서 정신적인 노력을 쏟아 붓게 된다.

  학습을 하면 시냅스(신경세포)들 사이의 연결부가 변하고 뇌의 능력이 증대된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저장하는 해마에서 새로운 신경세포들이 성장하면, 이 세포들은 제대로 부하(負荷)를 받을 때만 생명을 유지한다. 이로써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해졌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는 우리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많이 이용당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런 점을 근거로 다음 장부터는 젊은이들과 이들의 교육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교육은 사람의 건강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의학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또 교육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교육은 수많은 강요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준다. 교육을 받은 사람은 자기 자신과 주위 환경에 대해 비판적으로 행동할 수 있고, 그냥 방치되어 있기보다는 직접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바로 신경세포를 병들게 하는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최근 평생교육에 대해 많은 이들이 언급한다. 그러나 평생교육의 기본이 어린이와 청소년 시절의 훌륭한 교육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많이들 간과(看過)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도 다음 장에서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3장. 읽기와 쓰기 대신 복사하기와 붙이기

 

결론

  컴퓨터는 정보를 처리(處理)한다. 학습하는 사람도 정보를 처리한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컴퓨터가 이상적인 학습 도구(道具)라는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은 잘못이다. 컴퓨터는 우리의 정신적 활동을 앗아가기 때문에 보다 나은 학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많은 연구 결과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학습은 본인 스스로의 정신적 활동을 전제로 한다. 정보를 더 많이, 그리고 더 깊이 정신적으로 처리할수록 더욱 잘 학습할 수 있다.

  현대의 정보기술이 학습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주장을 충분히 입증해 주는 자료는 단 하나도 없다. 현대의 정보기술은 우리가 피상적(皮相的)으로만 생각하도록 하고, 우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며, 단순한 장애부터 아동 포르노그래피와 폭력에 이르기까지 원치 않은 부작용(副作用)들을 낳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 뇌에서의 정신적 활동의 효능 메커니즘과 컴퓨터를 통한 정신적 활동의 인수 효과로 인해 발생한다. 때문에 학교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와 인터넷은 그 어떤 효과도, 효능 메커니즘도 대변할 수 없다.

 

 

4장. 뇌에 저장할까 구름(cloud) 속에 옮겨 놓을까?

 

결론

  정신적 활동을 디지털 파일 저장매체나 클라우드 속으로 옮겨놓을 경우, 직접적인 뇌 이용이 줄어드는 것 말고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새로운 정보의 각인(刻印)을 위한 동기부여가 변화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어딘가에 저장해 놓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에 관해 머리를 쓰지 않는다.

  이미 90년 전에 형태[게슈탈트]심리학자(Gestalt psychologist)들은 미완결 과제에 대한 ‘긴장감’이 ‘정신적 장’(psychic field)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완결되지 않은 의도는 완결된 의도보다 기억 속에 두 배나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즉, 컴퓨터로 무언가를 작업한 후에 저장 버튼을 누른 사람은, 다음 날 그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어도 놀라서는 안 된다. 이러한 효과는 물론 컴퓨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메모지에 적어놓은 정보 역시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이 효과의 특징으로 인해 우리는 모든 것을 네트워크에서 다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저장한 것에 대해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이로써 장기적으로는 인터넷을 보다 의미 있게 이용하려고 할 경우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상실하게 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다시 독자적인 정신적 활동의 가능성도 축소되고 기억의 활용도 감소한다. 결국, 우리는 네트워크에 대한 이러한 습관화된 일반 행위를 통해 우리 자신과 우리의 의식적인 활동에 대한 통제력을 내어주게 된다. 이로 인한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11-12장에서 자세하게 다룬다.

 

 

5장. 얼굴을 직접 보는 대신 페이스북으로

 

결론

  인터넷 소셜네트워크는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이라는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이곳에서 우리는 친구에서부터 이웃, 언론을 통해 접하는 권력자, 미인, 부자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접촉 방법에 좋은 점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誤算)이다. 인터넷이 가진 익명성은 우리가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고,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고 있다. 자신의 사회적 능력을 이미 기존 방법들―오프라인, 대면 접촉―로 획득한 사람이라면 소셜네트워크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 행동을 발전시킬 기회가 거의 없었던 어린이나 청소년이 사회적 접촉의 상당 부분을 인터넷상에서 해결하고 있다면, 자신의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를 대부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터넷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사회적 행동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자료가 제시되고 있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실제 세상에서 인간적인 접촉을 통해 이루어지는 실제 프로젝트를 다루어볼 기회가 너무 적다.

  인터넷에는 사회적 관계에 대한 실패와 포기 경험, 각종 속임수와 사기(詐欺), 범죄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사람들은 속게 되고,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이용당하고, 공격적인 목소리에 시달리고, 모욕당하고, 비방당한다! 이제 소셜네트워크가 어린 네티즌들을 고독과 우울증으로 내몬다는 사실에 놀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자기 통제력의 상실, 고독, 우울증은 현대 사회의 가장 주요한 스트레스다. 이것들은 신경세포르 죽이고, 장기적으로는 치매를 유발한다. 어린이들은 온라인 네트워크로 인해 장기적으로 사회적 뇌가 축소되어 진정한 인간관계의 해체를 경험할 수 있다.

 

 

 

6장. 베이비 TV와 베이비 아인슈타인 DVD

 

결론

  기업들이 지구상의 수많은 나라에서 세대를 거듭하며 사람들을 멋대로 이용해먹고 있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여전히 학습이라는 말을 들먹이며 아기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홍보가 담긴 프로그램과 DVD가 제작되어 성공리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미디어는 영유아의 학습과 정신적 발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거액의 홍보비를 들여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는 것은 그렇게 하여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연구들은 어린아이들이 이러한 소프트웨어로 인해 학습에 커다란 지장(支障)을 받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소프트웨어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불행해지고 장기적으로는 높은 사회적‧경제적 비용만 야기되는 것이다.

  이러한 간계(奸計)를 주동(主動)한 측이 오히려 보상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텔레토비󰡕의 제작자 앤 우즈(Anne Woods)는 세계 100여 개국에 영국 문화를 보급한 위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이 프로그램이 어린이들의 언어발달 장애를 초래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려해야 할 점은 또 있다. 텔레비전 시청은 사람들을 뚱뚱하게 만들고, 비만은 건강상의 커다람 위험 인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앤 우즈가 수십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조기 사망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도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7장. 유치원에서 노트북을

 

결론

  한창 발달하고 있는 어린이의 뇌와 성인의 뇌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사실은 디지털 미디어를 교육 부문에 도입하려는 ‘전문가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훨씬 빨리 학습한다. 또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어린이들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세상에 빨리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와 동시에 [최종적으로는]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요건은 처음에는 빨리 배우고 나중에 좀 더 천천히 학습할 때만 충족될 수 있다. 그래서 성인이 어린이보다 훨씬 더 천천히 배우고, 학습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 뇌의 3분의 1은 몸을 움직이도록 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수동적으로 지식을 받아들이는 대신에 이 세상에서 ‘행위’하도록―세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도록―되어 있다. 손가락은 특별히 ‘구부리기 쉬워서’ 숫자를 헤아리는 데 유용한 것이 아니다. 인간의 손은 섬세한 도구로서 완전히 새로운 역할을 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유년기에 집중적으로 미세운동 훈련을 받아야만 하며, (유치원에서 하는 것처럼) 작은 행위를 통해 손가락을 사람이나 사물, 동물, 사물로 연출하는 놀이가 중요하다. 손은 구체적인 개별 사안의 학습에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지식의 습득은 물론 숫자와 같은 추상적인 개념의 습득에도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자신의 자녀가 수학자 혹은 정보기술 전문가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노트북으로 수업하는 대신 손가락게임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문자언어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 또한 키보드보다는 연필을 애용해야 할 것이다.

 

 

8장. 디지털 게임과 나쁜 성적

 

결론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개인의 자유와 취향은 다른 사람들의 자유가 침해될 때는 자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총기난사범에 의해 자신의 딸을 의미 없이 잃은 한 어머니의 질문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물론 어느 정도는 폭력 게임 제작자들도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로써 세수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로 이런 것을 원하는가? 그리고 그 대가로 우리의 문화 가치를 내어주어야만 하는가?

  어떤 사람들은 어린이 포르노그래피나 강성 마약을 좋아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사회 구성원의 대다수는 “안 돼, 그건 너무 지나쳐!”라고 말한다. 이처럼 처벌을 받는 폭력에 대해서는 끔찍하게 생각하면서, 처벌이 없는 폭력에 대해서는 오히려 교육을 장려한다고 여긴다. 그리고 연방의회의 초당파 위원회는 이러한 문화 형태에 어린이들이 가능한 한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져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 우리는 단호히 맞서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하루 종일 하는 일은 뇌에 흔적을 남긴다. 컴퓨터게임은 폭력성을 키우고, 현실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하며, 사회적인 고립(!)을 낳고, 교육에 대한 기회도 떨어뜨린다.

  당신의 자녀가 학교에서 나쁜 성적을 받기를 원한다면, 당신은 물론이거니와 친구들에게도 점점 더 신경 쓰지 않게 되기를 원한다면 자녀에게 비디오게임기를 선물하라!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의 자녀는 현실세계의 폭력에도 더 많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9장. 디지털 네이티브의 신화와 현실

 

결론

  1990년대 중반 혹은 그 이후에 출생한 사람들은 컴퓨터, 인터넷, 휴대폰, 아이팟, 비디오게임, 디지털 TV가 없는 세상이 어땠을지 아마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세대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성장했고, 이들의 뇌 형성은 신경가소성(可塑性) 변화의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이 세대가 디지털 신동이라고 믿는 것은 잘못이다. 정보기술 분야의 전문가들조차 매우 상이한 의견을 보이고 있으며, 절반만이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披瀝)하고 있다.

  그러나 (신경학자이자 이쪽 분야의 전문가인) 나는 디지털 미디어가 젊은이들을 교육의 파괴로 이끌고 있으며, 디지털 미디어 이용을 통해 그 어떠한 감각운동학적인 흔적도 생성되지 않고 있고, 이들의 사회성이 크게 변화되고 또 제한되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디지털 네이티브가 컴퓨터와 인터넷을 모유처럼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은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 학습에 필요한 정신적 활동의 깊이는 디지털 피상성을 통해 대체되었고, 이러한 맥락에서 전자교과서[의 부정적 효과]는 우리가 교육을 시장에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한 가지 예라 할 수 있다.

 

 

10장. 멀티태스킹으로 인한 주의력 결핍

 

결론

  동시에 다수의 미디어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정신을 통제하는 데 있어서도 문제를 보인다. 멀티태스커들은 非멀티태스커에 비해 정신적 능력에 있어―심지어 멀티태스커들에게 표준이 되다시피 한 과제 전환에 있어서도―나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앞서 살펴본 결과들을 토대로 할 때, 여러 과제들 사이를 잘 오갈 수 있고 또 이러한 것들이 효과적인 정보 처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자기기만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멀티태스킹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다. 그보다는 본질적인 것 하나에만 집중하라!

 

 

11장. 자기통제 vs. 스트레스

 

결론

  디지털 미디어는 자기통제력을 떨어뜨리고 이로써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미디어 사용의 이점은 추측만 되고 있는 데 반해, 단점들은 이미 확실하게 입증되었다.

 

 

12장. 불면증, 우울증, 중독, 신체적 영향

 

결론

  불면증, 우울증, 중독은 디지털 미디어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극도로 위험한 결과다. [디지털 미디어 사용으로 인한]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우리를 피곤하게만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뚱뚱하게 만들고 또 당뇨병에도 걸리게 만든다. 또, 최근의 뇌 연구를 통해 과체중이 중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사용은 우울증과 사회적 고립을 넘어 심장 순환계 질병과 운동 부족 장애, 치매에 이르기까지 각종 육체적인 질환과도 연결되어 있다. 고령이 되면 우울증과 치매가 발생하기 쉬운데, 이는 우울증이 추가적인 스트레스와 혈액 내 높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유발하여 뇌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신경세포의 직접적인 사멸에 영향을 준다. 과체중과 당뇨병이 장기적으로 혈액순환장애를 야기하고, 이는 뇌 기능의 저하를 유도하여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용하고 있고, 이 집단은 아직 그다지 오랜 삶을 살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이 디지털 미디어로 인해 입는 건강상의 피해는 장기적으로 여러 합병증을 수반하여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을 하면 그다지 심각하게 문제가 될 건 없다. 이들은 그다지 오랜 기간 동안 건강상의 악영향을 체험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자와 손녀가 날마다 깨어 있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미디어를 사용하는 데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장기적으로 예상되는 정신적, 육체적 피해에 대해 반드시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

 

 

13장. 왜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가?

 

결론

  치매에 걸린 사람은 비판적이지 못하게 되고, 더 이상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무엇보다 주변에서 실제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더 이상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냉소주의자는 우리 모두가 디지털 치매에 걸리면 아무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해서 항의도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심각하더라도 전혀 희망이 없다면 나는 애초부터 이 책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디지털 미디어가 아침부터 밤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미디어가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명확하게 알아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디어에 비판적인 정치인은 미디어에 의해 분해 당한다. 모두가 이런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한편, 사회적 계급이 낮은 가정의 출신의 어린이들이 상승하는 기회가 축소되는 데 디지털 미디어가 일조(一助)하고 있음이 입증되었음에도 좌파 정치세력이 미디어의 자유를 점점 더 옹호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모든 정치세력이 디지털 치매에 맞불을 놓기 위한 합의를 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 사민당과 녹색당은 계급 격차의 확대를 막기 위해, 자유주의자들은 개개인의 자유가 디지털 미디어에 의해 위협받는 것을 막기 위해, 보수 진영[과 교회]은 자유와 이웃에 대한 사랑, 가족과 연대감과 같은 가치들을 보호하기 위해 동참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정당의 대표자들은 이제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이들은 비록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손에 의해 선출되지는 않았지만, 다음 세대들의 교육과 사회적 안전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14장.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결론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의 뇌를 덜 이용하게 하고, 이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뇌의 능력이 감소하게 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에는 뇌의 형성도 방해 받는다. 그래서 이들의 정신적인 능력, 의지, 감정, 사회적 행동 모두 원래 발전할 수 있었던 수준보다 처음부터 낮게 머무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실용적인 팁을 제시해 보겠다.

 

‧건강한 식습관을 가져라! 배가 부르도록 먹는 것이 가장 잦은 질병의 원인이다. 딸기, 브로콜리, 가끔은 초콜릿 한 개와 레드와인 한 잔, 작은 생선을 추가하여 먹어라.

‧매일 30분씩 운동을 하라.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일을 줄이고, 바로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 골똘히 생각하는 사람은 불행해진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만 시작하라. 스스로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면 좌절감만 맛보게 될 뿐이다.

‧다른 사람들을 도와라. 남을 도와주는 일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든다.

‧돈에 대한 생각은 욕심과 고독을 낳는다. ‘사건’에 대해 지출하되, ‘사물’에 대해서 지출하지는 말라.

‧가끔은 일부러라도 음악을 들어라. 그러나 밥을 먹으면서 음악을 들으면 온전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노래를 불러라. 노래는 건강에 매우 좋다.

‧크게 웃어라. 아무런 이유 없이 웃는 사람은 좋은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를 자극(刺戟)하게 된다. 보톡스는 웃음 주름만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감도 억제한다.

‧적극적으로 장애물을 극복하라.

‧삶을 단순화(單純化)하라. 보다 적은 물건과 일정은 더 적은 관리와 수리, 의무를 필요로 한다.

‧사람. 미소, 좋은 대화, 함께하는 식사, 함께하는 작은 활동은 우리에게 충족된 삶을 허락한다. 친구 세 명과 함께하는 저녁은 페이스북에서 300명과 가상접촉을 하는 것보다 우리를 훨씬 더 행복하게 만들고, 우리에게 훨씬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라. 육체와 정신 모두에 좋다. 나무와 초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자녀가 있다면 자녀를 위해서라도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바로 디지털 미디어를 피하라는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를 실제로 뚱뚱하게, 어리석게, 공격적으로, 외롭게, 아프게, 불행하게 만든다. 어린이들에게는 이용 시간을 제한하라. 이것이 그나마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 사회 전체에 적용되는 말이 있다. 우리의 번영과 문화의 유지를 위해 우리가 가진 것은 후손들의 ‘머리’밖에 없다. 이들의 머리에 조직적(組織的)으로 쓰레기를 채우는 일은 이제 그만하라!

 

 

감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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